대구광역시 수성구에 거주하시는 나덕희 할머니. 예고도 없이 찾아온 2020년의 감염병이 미친 여파는 할머니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외출은 물론, 평소 알고지내던 동네 이웃들과의 만남도 어려워진 지금, 덕희할머니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2020년을 덮친 코로나19, 이는 전염성만 강할 뿐만 아니라 그 증상 역시 노년층에게 더욱 치명적으로, 특히 총 사망자 중 70·8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82%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편, 감염병의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은 노년층에게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고립을 야기하게 됩니다. 어르신들이 겪는 사회적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저희는 크게 오프라인 공간의 폐쇄, 화상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의 확산, 그리고 노인들의 정보 격차 및 외출의 어려움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울증, 이른바 코로나 블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COVID-19, which swallowed up 2020, is not only highly contagious, but its symptoms are more fatal to older people. Because 82% of the total deaths are in the 70s and 80s or older, special caution is required. Meanwhile, the social distancing movement to prevent infection seriously isolates the elderly socially. In order to talk about the social difficulties faced by the elderly, we are going to discuss three main topics: 1) Closing of offline spaces, 2) Popularity of online platforms based on video, 3) Corona blue caused by information gaps experienced by elderly and their difficulties in going out.
코로나19의 확산 이전에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공원이나 경로당, 복지관과 같은 시설에 방문하여 그나마 대면 서비스 및 친목 기능을 누릴 수 있었던 상황이었으나, 2020년 이후로는 이러한 오프라인 공간들이 폐쇄되거나 그 이용이 제한되어 집에서 나가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사태가 심각했던 2020년 2월 경에는,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만 5000개 이상의 경로당이 폐쇄되었고, 현재도 여전히 운영 재개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엄격한 방역 수칙이 준수된다 하더라도 감염병의 확산과 유행이 워낙 불규칙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다시 폐쇄될 수 있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Most of seniors, before the COVID-19 pandemic, visited facilities such as parks and welfare centers and there they were able to enjoy the benefits of face-to-face service and social friendship. However, in 2020, these spaces were completely closed, and the seniors were forced into a situation being difficult to go out. In February 2020, when COVID-19 peaked, more than 5,000 senior citizens' halls were closed in Daegu and Gyeongbuk alone, and it is still difficult for them to resume operation.
한편, 감염병의 확산은 다양한 형태의 비대면 서비스의 급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교육 기관과 직장에서는 Zoom, Google Meet과 같은 화상 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으며, 이른바 랜선 식사, 랜선 콘서트와 같이 식사를 하거나 오락을 즐기기도 합니다. 더 이상 비대면 서비스가 낯설지 않은 사회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되어있는 플랫폼의 경우 어르신들이 이용하기에는 그 접근성이 매우 낮습니다. 무인 매장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키오스크 사용을 어려워 하시거나 스마트폰의 사용을 어려워하시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오늘날의 디지털 시대를 향유하는 계층과 노인 계층 간의 세대 갈등을 낳게 되고, 더욱이 심각한 정보 소외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존재합니다.
Meanwhile, the COVID-19 pandemic has led to the rapid growth of various forms of non-contact services. Students and workers use video services frequently. The non-contact services are no longer unfamiliar in our society. However, commonly used platforms have too low accessibility for the seniors to use. This may lead to conflict between the class enjoying the digital age and the elderly, and furthermore, it has the potential to put them to serious alienation.
방역을 위해 필수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의 장기화는 코로나 감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우울감과 피로감의 호소로도 이어져 마음 방역의 필요성도 역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로당, 복지관의 폐쇄와 함께 활동 규모만 55만 여명에 이르는 노인 일자리 사업, 재가 노인 복지 사업도 모두 중단되고, 어르신들은 말 그대로 집에 갇힌 상황이 되었습니다. 일상 생활, 의료 서비스, 근로 생활 등을 모두 이어나가지 못하는 삼중고로 인해 노년기의 내과 환자의 10-12%에게 우울증, 불면증, 불안장애 등의 질환이 새로 생겼으며 8-10% 가량이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TV와 전화만이 유일한 소통 수단이 되어버린 어르신들의 마음 건강을 향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The social distance is essential for quarantine however too long period of it coined a new term called corona prison. Due to the triple-difficulties where daily life, medical services, and working life were all discontinued, depression, insomnia, and anxiety disorders were newly diagnosed in 10-12% of senior patients in internal medicine clinics, the conditions worsened in 8-10% of them.
우리 며느리가 이번에 선물 보내줬지뭐야~
옷인데 백화점에서 산거라 때깔이 달라 딱 봐도 비싼티가 난다니까~
우리 아들 부부 내외는 생전 그런거 보내지를 않는데, 부럽구만~
그나저나 이쪽은 목적지가 어떻게 되시나? 나는 병점서 내리는데
병점? 나도 병점서 내리는데. 어디까지 가는겨?
아! 맞다. 여기 고구마 좀 다들 먹어봐 내가 직접 농사 지은겨~
나는 이번역에서 내리는데, 고구마 하나 가지고 내려야겠네.
알이 큰데 어찌 키운거야? 우리집 옥상서 키우는건 영 비실비실 한데.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 시설은 소규모의 기관으로 대화 중심인 ‘노인정’과, 비교적 큰 규모로, 여가 활동과 레크리에이션 등의 활동이 중심이 되는 ‘경로당’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경로당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친구를 만나기 위함과 갈 곳이 없어서임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어르신들의 소통 욕구가 충족될 수 있는 공간이 이러한 경로당임을 살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경로당은 단순한 모임 공간 이 상의 의미를 지닌 것입니다.
Welfare facilities in Korea for the seniors include a ‘Noinjeong’ that is small and focuses on conversation, and a ‘Gyeongnodang’ that is relatively large scale and focuses on activities such as leisure and recreation. The biggest reasons for the seniors to visit the senior centers are meeting friends and absence of other places to go. This means that the elderly citizen's hall is more than just a meeting space while satisfying their communication needs.
한편, 어르신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경로당을 다니는 어르신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께 경로당은 “아침에 일어나 적적한 때에 설렁설렁 가서 농담 따먹는" 곳으로 “홀로 있을땐 길었던 하루”가 경로당 친구들과 함께 하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되는,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게 하는 여가 공간입니다.
또한, 어르신들끼리의 대화에서는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대화 상대를 원하거나, 특정한 목적에 의해 만남을 갖는 젊은 세대와는 대화 및 행동의 양식이 매우 다릅니다. 어르신들은 서로에 대해 “같이 늙어가는 처지", “다 똑같이 외로운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갖고 계셨고, 따라서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심지어 처음 본 낯선 상대라 하더라도 큰 경계심없이 대화를 이어가는 특징이 있습니다.
On the other hand, we also found something special in the conversations between the elderly. The elderly had a perception of each other as "companion in same situation of growing old" and "lonely equally with me". Thus, they can converse with anyone without much vigilance even they meet for the first time. This is very different from the conversations and actions of the younger generation who want a specific interlocutor or meet with specific purpose.
<노인 커뮤니티 케어를 위한 소규모 비공식 이웃관계 활용에 대한 탐색적 연구> (서현보, 2020. 02) 에 따르면 기존의 사회 복지 기관에서 제공하는 공식적인 서비스가 어르신들의 소통과 감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며, 일상에서 마주하는 이웃 및 친구들과의 교류로 발생하는 비공식적인 커뮤니티 케어라는 개념을 설정, 이러한 일상적 접근이 어르신들의 실생활에서 감정의 완화를 돕고 친밀감을 느끼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동네의 마을 정자, 마을 평상 등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소규모 대화 그룹을 형성하여 서로의 상태를 파악하며 도움을 주기도 하고,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상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비공식적인 기구를 통해 상호 간의 상태를 인지하고 돌볼 수 있는 대화 공동체의 마련이 유지되어야 할 것입니다.
노화가 일어난 눈은 그렇지 않은 눈과 차이가 매우 큽니다. 이러한 경우 한색보다 난색을 더 잘 인식하며, 최소 24포인트의 글자크기를 가져야만 큰 불편함 없이 인식이 가능합니다. 또한 대비가 약한 가는 서체보다는 무게감이 있고 배경과의 대비가 큰 서체가 훨씬 인식하기 쉽습니다.
기존의 모바일 기기 역시 어르신들의 사용성과 접근성은 매우 떨어집니다. 정보의 출력 시간이나 입력 제한 시간이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어 빠른 탐색이 어렵습니다. 또한 손 떨림이 있기 때문에 터치 버튼의 크기도 조작하기에 어려움이 없어야하며, 스와이프 및 핀치를 비롯한 복잡한 조작 역시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태블릿과 같은 기기가 더욱 정보 표현과 이용에 적합하다고 보았습니다.
Aged eyes perceive warm colors better than cold colors, and a font size of at least 24pt is required for recognition without discomfort. Such eyes are better aware of a typeface with strong contrast with background. Existing devices set information output time and input time limit based on healthy adults, therefore, have low accessibility for seniors. In addition, the size of touch buttons should be larger in consideration of the shaking of the hands, and the application of complex operations such as swipe and pinch should be avoided.
좌우로 이동하며 채널을 이동하듯이 살펴 볼 수 있습니다.
플랫폼에 접속할 시, 사용자인 어르신과 가장 친숙하고 아는 사람이 많은 방, 혹은 사용 패턴에 따른 가장 적합한 방을 먼저 볼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대화를 나누는 상대나 만남을 갖는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어르신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따라 설계되어 어르신들이 이용하기에 낯설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용법을 체득할 수 있습니다.
문이 살짝 열리며 약 10초 정도 방 안의 대화가
방 밖의 사용자에게 들리게 됩니다.
채널형 메인 화면에서는 미리듣기 기능을 제공합니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문을 열 때 담소 소리가 들리는 것을 비유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는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여러 명의 대화에 합류하여 이야기하는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채널을 탐색할 때 미리듣기를 하고 담소를 나누고 싶은 방에 쉽게 접속할 수 있습니다.
편하고 쉬운 조작을 위해 음성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도와드립니다.
어르신들의 경우 타자를 치는 등 복잡한 조작이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조작을 음성으로 에이전트에게 명령할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는 어르신들의 명령에 따라 동작을 수행하며, 방을 옮겨다니거나 해당 방에서 다른 활동으로의 전환을 돕는 등 적극적으로 어르신들을 보조해드립니다.
음성 명령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친근한 손녀 에이전트가 도와드립니다.
Siri, Bixby와 같이 추상적인 모형을 갖고 있는 에이전트가 익숙한 젊은 세대와는 달리, 어르신들은 이러한 무형의 에이전트에게 말을 건네는것을 어려워하며, 인체의 형상을 띈 것에 명확한 선호가 있습니다. 손녀의 형상을 가진 캐릭터로 디자인된 에이전트를 통해 더욱 더 편안하게 캐릭터와 대화하듯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수다방에서는 각 사용자들이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목소리 감지 시 별도의 시각적 안내를 통해 명확한 인지를 유도하고자 했습니다.
티비방에서는 다른 사람과 함께 티비를 보며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경로당에서 모여 티비를 공동 시청하는 문화에서 착안하였습니다.
게임을 하는 사람 이외에도 놀이방에 참여한 관전자들은 게임에 대한 수다를 떨 수 있으며, 훈수를 두는 것처럼 음성을 통해 게임 진행에 참견을 할 수 있는 묘미도 있습니다.
어르신들의 애창곡을 실시간으로 마주하며 불러보세요. 박수, 탬버린 등의 시각적, 청각적 효과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동네 사랑방에 처음으로 접속하게 된 덕희 할머니, 사랑방에 접속한 뒤 마주한 것은 동네 이웃들의 따뜻한 환영인사였습니다. 늘 친근하게 챙겨주던 순자 할머니, 순자 할머니와 티격태격 하면서도 늘 사이좋은 자매처럼 지내는 은미 할머니, 그리고 오래 전부터 동네에서 이웃들을 도우며 살아오던 자상하신 병훈 할아버지까지. 유난히 추운 2020년 비록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은 함께하는 우리동네 사랑방에서 훈훈하게 겨울나기를 준비하실 수 있겠습니다.
김유진 /moremorethan@naver.com
도은채 /dololoccc@gmail.com
최호진 /hojinchoi@kakao.com